다시 날이 좀 풀렸다.
밤에 비가 와서인지,
공기에 청량감이 넘친다.
마치,
봄인 것마냥.
*
겨울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
손 끝에서 느낀다.
차갑게 식은 손가락이 내 몸위에서 춤을 춘다.
그 기묘한 한기에 몸을 부르르 떤다.
오직 한 곳,
오른쪽 허벅지에서는 날이 선 차가움이 사라진다.
아직은 감각이 돌아오지 않은,
내 손바닥의 반도 되지 않는 영역.
차가움에 반응하느라
손가락에 닿는 따스함을 몰랐건만,
차가움을 잊으니 그 따스함이 살아난다.
동생이 몸을 뒤척이더니 바짝 옆으로 몸을 붙인다.
이불을 목까지 꽁꽁 싸맨 얼굴이 앳되다.
공기가 차다.
전기장판의 온도를 하나 더 올린다.
겨울이 뚜벅뚜벅 걸어온다.
차가워서 더욱 따스한 겨울이.
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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